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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C의 insight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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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일기]D+480 최근에 자연스럽게 바뀐 나의 모습

by GDC 2025. 6. 24.

 

 

 

 

N잡을 하기로 맘먹다가. 주말도 없이 일을 하면서, 번아웃이 된 것은 아닌데, 이러다가 돈을 위해 수입을 위해 쫒아가는 삶이 남이 나를 봤을 때 보다 내가 나를 봤을 때 어느 순간 빨간 불이 들어왔다.

고질적인 목디스크와 팔저림, 회사를 다닐 때는 숭늉 마시듯 커피믹스는 맥심이지를 외치며 담배2대와 함께 뇌에 당을 수혈해주었던게 군대부터 생긴 루틴이니까 어디보자 한 30년이 다되가네?

내 혈액은 끈적끈적해지고, 등산과 걷기를 좋아하고 10년 넘게 해왔지만, 습관은 그리 쉽게 바뀌질 않았다. 

독립을 하고 나서도 그 루틴이 어디 갔겠냐 만은. 판교에 있을 때는 연초를 피우는 띠동갑 어른이와 엮여서 일을 하다보니 절로 느는 연초량. 보고가 다가올 때면 더욱 따라오는 흡연욕구.

4월을 기점으로 그와의 생리적 영적 분리를 선언하고, 돈도 좋고 배움도 좋고 컨설팅도 좋지만,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읽게 된 간다 마사노리의 베스트셀로 비상식적으로 돈을 버는 법에서 나 처럼 독립한 그가 제일 먼저 했던 액션인 바로 '하기 싫은 일 적기'에서 나는 더 이상 돈과 생계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 하지 않겠다. 머슴이 아닌 파트너로 살겠다. 나를 잃지 않되 그렇게 누군가의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초심을 지키기 위해 그와는 이번생에 결별을 다짐했다. 

그는 나를 직원처럼 다루었고, 나는 그런 그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메시지가 무척 불편했다.

그래서 오늘 반복 '불편한 인간관계, 불편한 예감, 불편한 일은 하지 않는다 ' 

그러고 나니,

일찍 잠이 오더라. 아침 식사를 챙기게 되더라. 끊겼던 일이 어찌어찌 다시 생기더라. 환경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니 나의 리듬도 바뀌더라. 정신이 더 선명해지더라. 

더 얘기해줄까?

요즘은 6시대에 일어나서, 딸내미 등교 관찰하고 (내가 어떻게든 말 거는게 싫은 사춘기 고1이기에)

NHK를 틀고 조각조각 알듯 모를듯한 일본어를 주워 들어면서 내가 오늘 도쿄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는 셀프사기를 치며, 암투병을 하셨던 박실장님의 조언에 따라, 

애기토마토 2개, 견과류 한 움큼, 일본다이소에서 샀던 전자렌지에 삶을 수  있는 오리모양의 삶은계란찜기를 7분30초 돌리고 난후, 시간맞춰 내려받은 네소프레소에 우유를 바리바리 담아 카페라떼를 만들어 먹는게 한달이 다되어 가고 있다.

직장생활 하면서 누리지 않은 아니 누릴 생각조차 안했던 아침의 여유.

아침바람이 아직 선선하니 기운차리기 좋고 오늘 출근할 때 탈 따릉이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도 생활체육으로 승화하는 나의 삶의 변화 중 하나. 

처음에 무척 생소했는데, 이게 휴가 때 호텔에서나 누렸던 소소한 사치 아니었나.

불과 며칠 전, 작년 연말에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고, 당뇨수치, 허리사이즈가 90을 넘었다고, 올해 몇번이고 전화왔던 서초구청 방배 보건지소에 찾아갔었다. [코로나 때도 느꼈지만 내 주소가 동작이었다면 이런 챙김은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이건 인정]

이미 금연치료 중이라 낯설지 않은 이곳, 연초에 신촌에서 베프와 일본라멘 먹고 전담타임 하다 중, 뒤에서 킬러처럼 소리없이 나타나, 칼과 총대신 핸드폰 증거샷을 찍던 저승사자 같은 표정의 인조인간 표정과 목소리의 60대 공무원 아저씨 덕분에 10만원 내느니 내가 금연에 도전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가 궁금해서 시작한 보건소 금연 프로그램을 2개월째 하고 있던 이 곳.

갔더니 곳곳에 삶의 낙을 잃어버린 눈동자의 건포도 같은 여사님들 사이에서 몇 안되는 20대 금연클리닉 직원분, 2주마다 전화도 해주고, 아직 전담기계 안버리셨냐고 물을 때 마다, 내가 나를 위해 사준 선물이라 잘 버릴마음이 안생긴다고 하면, 웃으면서 나 건강해져라 소프트 하게 잔소리도 해주시니. 

인간계인지, 마계인지 헷갈리던 마담므윤의 삼장법사같은 잔소리만 듣다가, 이런 귀에 오버홀 하는 잔소리를 들으니 그 동안 세금낸 보람이 느껴집디다. 이런 잔소리는 귀에 피가 나게 들어도 하루가 즐거울 듯.

하지만 이날은 대사증후군 때문에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초점없는 눈동자의 여사님 선생님들께 몸을 맡겨야 하는 날.  다행이 혈압은 정상, 공복혈당도표준상단, 허리사이즈도 약간 줄고, 그렇게 검사결과지에 나온 나의 적정체중은 65kg .

아침에 먹는 식단을 얘기했더니, 마른장작 같은 여사님은 칭찬을 해주시고 (이때 오은영 누나 온줄 알았음) , 다음 칸에서 허리살과 체지방을 빼야한다고 강조하던 아직 결혼 못했을 누나의 거대함을 보고, 너는 그런 말한 자격이 없다고 텔레파시로 보건소가 떠나갈듯 외치던 나.

어떻게 표정 변화 하나없이 나한테 그런말을 할 수 있나. 저집 거울은 다 오목거울인 것인가. 검사지에 나오는 적정체중 지키는 보건소 직원있으면 나와보거나 댓글 좀 달아보소.

단거 먹지 말랜다. 고기 많이 먹지말고, 곡물과 채소 중심의 식단을 하랜다. 근력운동이랑 유산소 운동 많이 하란다. 

'그럼 머리 밀고 절에 가서 템플스테이 하면 되겠군'

소심한 나의 저항, 그래도 왕복으로 1시간씩 따릉이 타고 출퇴근한다고 하니, 갑자기 표정이 어메이징 해지더니 칭찬해주기 하시던데, 이건 완전 모순과 역설이 엉켜서 웃지못할 상황이 되어 가더라. 

'그래.. 그냥 여기는 금연 클리닉 가서 영적 정화나 하고가자, 이꼴 안당할려면, 마라톤 선수 몸매로 살 수 밖에'